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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역행자 특집

역행자 특집(15) - 클루지 편

by 고독한 공돌이 2023.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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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 클루지 - 개리 마커스 저/최호영 역

 

이번 포스트에서는, '클루지' 책에 대해 리뷰할 시간이다. 목차는 다음과 같다. 

 

목차

프롤로그. 클루지 - 생각의 함정들, 그러나 생각의 무기들
kluge 1. 맥락과 기억 - 모든 클루지의 어머니여, 인지적 악몽의 원흉이여!
kluge 2. 오염된 신념 - 속아 넘어가도록 타고난 사람들
kluge 3. 선택과 결정 - 진화의 덫에 걸린 호모 이코노미쿠스 Homo economicus
kluge 4. 언어의 비밀 - 언어, 커뮤니케이션을 방해하다
kluge 5. 위험한 행복 - 무엇이 정말로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가?
kluge 6. 심리적 붕괴 - 마음이 언제나 정상 작동하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에필로그. 13가지 제안 - 우리들의 세계를 현명하게 만드는 법

 

프롤로그.

우리는 100달러 짜리 상품을 구매할 때, 25달러 할인을 위해 시간을 쏟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같은 25달러 할인이라도, 1000달러 상품을 구매할 때는 같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비율로써 같은 할인 금액을 무시하는 것이다. 클루지는 쉽게 이야기하면, 기존 토대에서 바탕은 바뀌지 않은채 개량만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당장 우리 몸을 보아도 그렇다. 우리 몸은 기본적으로 불완전하다. 가령 척추, 망막 등이 그 예시이다. 단 한개의 기둥으로 우리 몸을 지탱하고 있지 않은가? 몹시 불완전하다. 망막도 마찬가지라서, 오징어의 눈과 달리 우리의 눈은 맹점이 존재하는 등 불완전하다. 이는 우리 몸이 백지에서 바로 사람으로 설계되는 것이 아닌, 서서히 진화해가는 산물이기 때문이다. 작동만 되면 상관없다라는 논리아래서, 적당히 주먹주구식으로 발전해왔다. 이 때문에 좀 불완전하면 어떠한가, 생존에 있어서 불리함만 없으면 된다. 생존에 유리한 개체만이 살아남는 것이 곧 진화의 기본 메커니즘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기억, 신념, 선택, 언어, 행복 등을 살펴보면서 이 분야들에서 클루지가 넘쳐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각 챕터에서 이와 관련된 클루지들을 살펴보면서, 우리의 한계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클루지는 우리에 대한 통찰과 개선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기 때문에 이를 이해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kluge 1. 맥락과 기억

기억은 모든 클루지의 어머니이다. 수십년전 기억의 파편은 기억하는 우리가, 당장 어제 점심으로 무엇을 먹었는지 기억하지 못하지 않는가? 우리의 기억은 생각보다 허술하다. 우리는 컴퓨터처럼 기억하지 못한다. 맥락 기억이 주이기 때문이다. 어떤 기억을 끄집어 내기 위해서는, 개연성을 필요로 한다. 기억에 우선순위가 할당되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기에 유용한 기억들이 우선적으로 기억된다. 이러한 메커니즘은 진화의 산물이기 때문에, 수치화할 수 없다. 다만 무언갈 우선순위로 기억하는 메커니즘이 생존에 유리하기에 그렇게 생각하는 시스템만이 살아남은 것이다. 하지만 단점이 있다. 바로 신뢰성이다. 어제 점심 메뉴를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는 너무나도 많은 하루를 보내왔고, 또 많은 점심을 먹어왔기 때문이다. 맥락 기억의 맹점이다.

 맥락 기억은 생각보다 우리 사고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가령 한 연구에 따르면, 각 피험자들에게 흐트러진 문장들을 정리하라는 과제를 제공했다. 이 때, 노인을 연상시키는 단어를 정리한 피험자들은 상대적으로 걷는 속도가 느리다는 놀랄만한 결과를 얻었다. 이를 예비 효과라고 한다. 

 예비효과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우울한 감정이 원인이 되어 우울한 사고를 한다면, 감정이 더욱 심화되어 우울한 감정이 더욱 강화되는 것이 그 에다. 실제 예로는 목격자 증언이 있다. DNA검사가 도입된 뒤 억울하게 형을 살게 된 사람들이 생겨났는데, 이 중 무려 90%가 잘못된 목격자 증언으로 인해 발생된 수치였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대처 방법은 없는가? 총 5가지의 전략이 존재한다. 
1) 기억 재구성 전략 
특정 사건이 언제 일어났는지 단순히 회상하는 대신 정보를 추론하려고 노력하자. 재구성을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연대기적 지표에 연결하는 것이다. 가령 특정 대선이 이루어진 해가 내가 군대에 있을 때라고 사고해보는 것이다. 
2) 출처 기억 전략
특정 정보에 대해서 이렇게 사고해 보는 것이다. “내가 그것을 어떻게 아는가?”, “내 정보의 출처는 어디인가?”, “부시 정권이 이란을 침공하고 싶어 한다는 기사를 나는 어디에서 보았는가?” 이를 출처 기억이라고 한다. 우리 사고는 맥락 기억으로 인지되기 때문에, 생각보다 이에 대해서 놓치기 쉽다.
3) 장소법 전략
만일 어떤 긴 단어 목록을 외워야 한다면 각 단어를 익숙한 방에 연결시킬 수 있다. 첫번째 단어는 현관에 연결시키고, 두번째 단어는 거실에 연결시키는 등이의 방법으로 맥락을 억지로 연결시켜 기억하는 방법이다.
4) 운율과 박자를 이용한 전략 
랩 음악처럼 운율과 박자를 이용해 기억을 돕는 것이다. 가령 ABC송이 이런 예시에 해당할 수 있다. 만일 N다음 알파벳이 기억이 안난다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ABC송을 부르며 LMNOP~ 부분에서 자연스럽게 O가 해당 알파벳임을 인지할 수 있다.
5) 반복 기억 전략
그냥 반복해서 외우는 것이다. 이는 세련된 방법은 아니지만 기계적인 암기는 나름 효과적이다.

 결론적으로, 맥락 기억을 통해 우리는 추론 능력을 얻었다. 이는 이상적인 결과가 아닌, 역사적 사실에 불과하다. 그저 맥락 기억을 통해 추론을 하는 것이생존에 유리하게 되어 이와 관련된 인자들이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kluge 2. 오염된 신념

다음 문장은 흔한 심리 테스트의 결과다. 
“당신은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좋아하고 칭찬하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당신은 자기 자신에 대해 비판적인 편입니다. 당신에게는 몇 가지 성격적인 결함들이 존재하지만 당신은 대체로 그것들을 보완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당신에게는 아직 활용하지 않은 많은 잠재력이 있습니다. 당신은 절제할 줄 알고 자기통제력이 있어 보이지만, 속으로는 걱정과 불안이 많은 편입니다.” 
누구나 이에 대한 문장을 보면 자기 자신에 대한 결과라고 믿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생각보다 매우 속기 쉬운 존재이다. 정신적으로 오염되기 쉽다. 
가령 대학생들은 잘생긴 교수가 가르치기도 잘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이른바 후광 효과로, 한 측면에서 긍정적인 모습을 보면 다른 측면도 일반화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해서 나온 결과이다. 반대로 갈퀴 효과도 있는데, 이는 한 측면에서 부정적인 모습을 보면 다른 측면은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와 관련된 흥미로운 설문조사 결과가 있다. 초점 맞추기 착각이란 현상인데, 대학생들은 다음 두 질문에 대한 답을 해야 했다. “당신은 얼마나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까?”, “당신은 지난달에 데이트를 몇번 했습니까?” 한 집단의 대학생들은 위와 같은 순서로 질문을 받았고, 한 학생은 반대 순서로 질문을 받았다. 첫 집단에 경우에는 두 질문 사이의 상관관계가 없던 반면, 질문을 반대로 바꾼 두번째 집단의 경우에는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첫번째 질문을 통해 우리 사고의 초점이 연애와 행복이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게 된 까닭이다. 

 대인간의 마찰도 이와 관련되어 있다. 가령 누가 설거지를 할 차례에 대해서 룸메이트와 다투곤 하는데 이는 내가 설거지한 기억은 잘 나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잘 기억하지 못하기에 벌어진 일이다. 정신적 오염은 생각보다 쉽고 광범위하게 이루어진다. 한 설문조사에서 “유엔에 가입한 아프리카 국가들은 몇%인가?” 에 대한 질문을 했는데, 원판이 10에 있을 경우 평균적으로 25%를 외쳤고, 원판이 65를 가리켰을 때는 평균 45%를 외쳤다. 이를 닻 내림과 조정 현상이라고 한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가? 우리는 임의의 출발점에서 시작해 그럴싸한 값에서 멈춘다. 가령 10에 있을 때는 10에서부터 출발하여 그럴싸한 25까지 이동하게 되고, 65에 있을 때는 65부터 출발해서 45까지 이동하게 되는 것이다. 

 오염의 다른 원천은 편리한 사고방식에서 유래한다. 자신에게 친숙한 것을 좋은 것이라고 믿는 경향이다. 이를 단순한 친숙 효과라고 한다. 이는 위협적인 상황일 때 더욱 강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한 연구에서 사람들에게 자신의 죽음에 대해 깊게 생각하도록 하였다. “만약 당신이 죽는다면 무슨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이후 피험자들은 자기 집단의 사람들에게는 평소보다 더 친절한 태도를 보인 반면, 다른 집단의 사람들에게는 더 부정적인 태도를 취했다.” 

 우리의 사고는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자동적이고 무의식적으로 발생하는 반사 체계, 신중하고도 판별력 있게 천천히 진행되는 숙고 체계이다. 반사 체계는 본능적인 기질에 가깝고 숙고 체계는 인간에게만 있는 기질이다. 하지만 숙고 체계를 합리적 체계라고 명칭하지 않는 이유는 이 체계가 정말 합리적인 사고를 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신념에 잘 들어맞는 것에 더 관심을 가진다. 이를 확증 편향이라고 한다. 서두에 있던 설문 조사 결과를 생각해보자. 우리는 그것이 올바르다고 스스로 합리화하게 된다. 이와 관련된 실험을 살펴보자. 각기 다른 숫자가 적힌 카드 3장을 보여주면서(가령 4,8,6이 적힘) 어떤 규칙에 의해 이런 배열이 나왔는지 추측해보라고 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피험자들은 흔히 4,6,8로 생각하게 된다. 실험자가 이를 보고 맞는다고 대답하면 8,10,12와 같은 배열을 계속해서 보여주었다. 이를 반복하면 자연스럽게 피험자들인 규칙이 세개의 짝수를 +2를 하는 등차수열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보다 더 큰 집합인, 내림차순으로 센다 등을 고려하지 않는다. 자신의 주장을 증명하기에 바빠, 다른 이론을 검증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사회적으로 낙후된 환경에서 사는 사람들이 용의자로 지목될 경우, 자연스럽게 범인으로 사고하는 것과 유사하다. 분명 증거들이 다른 용의자를 목격하는 것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이미 선입견에 의해 특정 대상을 범인으로 지목한다. 수집된 증거들을 그가 범인인 증거라고 끼워맞추게 되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객관적으로 증거를 분석해 새로운 범인을 특정하기엔 매우 어렵다.

 1964년, 미국에서 흡연이 폐암확률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는데, 대부분의 비흡연자들은 이를 사실로 바로 받아들인 반면, 흡연자들은 이와 같은 결과를 믿지 않고 각종 해괴한 반론들을 제기하였다. 그리고는 이와 같이 얘기하곤 한다. “어짜피 인생은 위험하다.”, “음주가 더 위험하다.” 등으로 논점을 흐리는 등 합리적인 사고를 피해가는 모습을 보였다. 

 종교가 이와 관련된 대표적인 예시이다. 사람들이 종교가 추구하는 가치가 진실이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노력하면 보상을 받는다. 등등.. 분명 종교에서 무엇을 하면 구원받는다라고 주장하는 가치가 진실인지 검증되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것이 진실인 근거에 대해서 탐구할 생각은 없고 단지 그 주장에 대해서 맹목적으로 추종하게 된다. 

 삼단논법의 논리적 오류를 범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령 다음과 같은 문장을 보자. “모든 생물은 물을 필요로 한다.”, “장미를 물을 필요로 한다.”,”따라서 장미는 생물이다. 이는 타당한 논법인가? 정말로 모든 생물은 물이 필요한가라는 주장이 올바른지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발생한 논리적 오류이다. 가령, 물레방아도 물이 필요하고, 댐도 물이 필요하다. 모든 생물은 물을 필요로 한다. 이에 관한 신념에 현혹되어 어떤 주장이 논리적인지 판별하는 행위를 우리는 너무 게을리 하는 것이다. 

 이에 관련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있다. 한 집단에는 모험심과 소방관의 역할이 비례관계에 있다는 자료를 제시하고, 다른 집단에는 이와 반대되는 논리의 자료를 제시했다. 그리고 갑자기 두 집단에게 각 실험결과가 전부 날조고, 전혀 상관이 없다고 이야기 해준 뒤, 모험심과 소방관의 역할은 실제로 상관관계가 있는지 물어보았다. 그 결과는 예상했겠지만, 처음에 제시해주었던 날조된 연구결과와 같은 의견을 가하는 경향이 강했다. 

 우리는 소문을 쉽게 믿는다. 특정A에 대한 안좋은 소문이 퍼진다면, 처음에는 이를 부정하거나 무시하겠지만, 반복되면 반복될 수록 마치 이것이 사실인 것마냥 인식이 바뀌게 된다. 이는 결국 진화의 산물이며 곧 클루지인 것이다.

kluge 3. 선택과 결정

인간은 경우에 따라 매우 합리적이다. 하지만 때떄로 비이성적인 판단을 한다. 
우리의 뇌는 예상되는 이익이 대해 굉장히 둔감하다. 가령 어떤 사람에게 당장 100달러를 받을 것인가, 몇년 뒤 200달러를 받을 것인가에 대해 물어본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자를 생각하곤 한다. 또 다른 실험을 보자. 한 대학생에게 1%확률로 500달러짜리 파리 여행권 vs 1%확률로 500달러 학교 수업료 할인에 대해 물어보았더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자들 택한다. 근데 양 1% 확률을 99%로 바꾸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후자를 택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돈의 가치를 절대적인 가치가 아닌, 상대적인 가치로 해석하기에 벌어진 현상이다. 다음 질문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20달러짜리 영화 관람권을 들고 보러갔는데, 영화 관람권을 잃어버렸다. 다시 사는 비용도 똑같이 20달러라면, 당신은 이를 사겠는가? 이에 대한 질문에 답은 반반으로 갈렸다. 그런데 질문을 좀 바꾸어서, 20달러 현금을 잃어버렸을 때는 어떻게 하겠는가? 라고 질문하니 무려 88%에 달하는 사람이 다시 관람권을 구매하겠다고 답변했다. 우리는 이와 같은 현상을 가치를 상대적인 관점에서, 그리고 막연하게 생각하기에 발생한 인지 오류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앞서 살펴본 닻 내림 오류로 생각할 수 있다. 가령 다음과 같은 질문을 생각하자. 100%확률로 200명 구하기 vs 1/3확률로 600명 구하기 이런 질문을 받으면 사람들은 전자를 선택한다. 같은 현상을 다르게 표현해보자. 100%확률로 400명 죽기 vs 2/3확률로 600명 죽기. 이렇게 물어볼 경우에는 사람들은 후자를 선택하게 된다. 이를 틀 짜기라고 부른다. 

 이는 이미 사회적으로 널리 쓰여있는 현상이다. 범죄률 3.7%의 도시라는 지역이 범죄없는 비율 96.3%보다 더 많은 자금을 지원받는 사례를 통해 짐작할 수 있다. 이는 선택이 불가피하게 기억의 매개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우리의 뇌는 순간적인 행복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저녁 식사를 앞두고 과자를 먹는 사람이나, 노후를 신경쓰지 않고 현재 돈을 펑펑 쓰는 등 다양하게 관련 사례들을 접할 수 있다. 우리는 하지만 그 선택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을 안다. 저녁을 못기다리고 과자를 먹은 사람이 다 먹고 이를 후회하지 않겠는가? 결국 우리가 선택을 그르치는 경우는 논리와 정서사이에 갈등이 있을 때이다. 많은 알코올 중독자들은 술을 계속 마시면 폐인이 됨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당장 그 술 한잔이 주는 쾌감을 머리속에 떠올리면 합리적인 판단은 기대할 수 없다. 감정이 이성을 지배한 것이다. 이는 본능이 더 노골적일수록 극대화된다. 배고픔, 성욕, 행복, 슬픔 등등..

 다음과 같은 장면을 보자. 한 남매가 여행을 떠났는데, 사랑을 나눠보자는 제안을 했고, 피임약을 복용하고 콘돔도 착용하여 사랑을 즐겼다. 그들은 그날 밤의 일을 특별한 비밀로 간직하였고, 다시는 이를 안하기로 하였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일단 사람들은 즉각 잘못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 이유를 찾기 시작한다. 근친 교배에 대한 위험성을 말하지만 이중으로 피임 조치를 취했으니 근거가 될 수 없고, 마음의 상처를 입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야기에서도 들어나듯이 그 누구도 상처를 입지 않았다. 결국 사람들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뭔가 잘못된거 같지만 이유는 모르겠다고. 

 이를 도덕적으로 말문이 막힘이라고 한다. 이는 우리가 사고할 때, 전전두필질과 후측 두정피질이라는 두 영역에 의존하는 까닭에 이러한 의사 결정에 혼란이 발생한 것이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 앞에 있는 케이크에 대한 의사결정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하나의 의견 통합 시스템을 가졌다면, 다이어트 중이니 케이크는 안먹어야지. 이렇게 끝나겠지만 우리는 그렇게 사고하지 않는다.
그래서 많은 사회학자들은 신중한 결정보다는 빨리 내린 결정이 더 훌륭하다고 주장한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으니, 두 체계의 장단점을 인식하고 그 사이 적당함을 취할 때, 이러한 인지 오류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kluge 4. 언어의 비밀

parkway와 parking에서 park는 두 단어에서 같은 뜻으로 기능하지 않는다. 
언어는 완벽하지 않고, 도리어 애매하다. 언어란 매우 불안정한 개념이다. 완벽한 언어는 존재하지 않고, 모순점이 존재한다. 언어는 클루지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의사소통만 되면 된다는 토대에서 발전해왔기 때문에 그러하다. 여러 사례들이 나오지만, 영어 문장의 예시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무언갈 제시하진 않았다. 결국 언어는 인간이 다른 목적들을 위해 진화한 장치들을 대충 짜 맞춘 형태이기에 불완전하는 것이다. 

kluge 5. 위험한 행복

무엇이 행복인가? 단순히 쾌락으로 이를 표현하기에는 부족하다. 단순히 우리 유전자를 위한 행동을 하는 것이 행복이라 한다면, 이도 부족하다. 우리가 평소 주로하는 여가들은 유전자의 목적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쯤가면 우리는 쾌락이 정녕 이상적인 적응의 산물인지 의문을 가지게 된다. 쾌락도 클루지인 것일까? 

 많은 사람들은 TV시청에 시간을 쏟는다. 분명 이를 보는 행위는 유익하지 않다.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거나 자기계발의 기회를 놓치기 떄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에 열광한다. 담배나 술도 마찬가지이다. 순간의 행복이라는 요소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을 유지하지 못한다. 쾌락은 생각보다 허술하다. 또한 우리는 현대 문명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데, 이 쾌락 시스템은 전적으로 우리 인류의 역사 대부분의 역사를 차지하는 선사시대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가령 설탕을 먹는 행위에 대해 행복을 느끼는 이유는 과거에는 영양분이 부족하기 때문에 쉽게 열량을 획득할 수 있는 당분에 대한 욕구가 생기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 시대에는 설탕을 접하기 매우 쉬워졌고, 이 때문에 비만, 고혈압등 각종 건강 문제를 유발하게 되었다. 성행위도 마찬가지이다. 정말로 이 같은 요소가 정말로 유전적으로 도움이 된다면, 왜 사람들은 번식 목적이 아닌 성 행위를 하고, 동성끼리도 성 행위를 하겠는가? 또한 현대에선 인터넷 중독, 게임 중독 등 장기적으로 별 도움이 안되는 쾌락에 사람들이 빠져들고 있다. 

 우리의 행복은 비합리적이다. 돈을 많이 번다고 무조건 행복한 것도 아니며, 이는 상대적인 요소임이 밝혀졌다. 평균 900을 버는 회사에서 800을 버는 사람보다, 평균 600을 받는 회사에서 700을 받는 사람이 더 행복하다는 연구에서 이를 알아낼 수 있다. 앞서 얘기한 의사 결정을 관여하는 두가지 시스템을 기억하는가? 변연계와 안와전두피질 두 요소인데 이들이 갈등하면서 결정하게 된다. 이 때, 10대의 경우에는 장기 계획과 신중한 추론을 인도하는 안와전두피질이 덜 성숙하기 때문에 실제로 충동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런 상태에서 쾌락을 추구하는 것은 위험한 행동일 수 있다. 

kluge 6. 심리적 붕괴

우리의 마음은 매우 허약하다. 쉽게 실수하고 요동친다. 기계라면 절대 나올 수 없는 행위들이다. 우리는 어떤 중요한 일을 하면서 마음은 이따금 다른 곳에 가 있는 경우가 있다. 정말 이성적인 사람이라면 눈 앞에 있는 일만 생각할텐데도 말이다. 우리는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는 등 이성적이지 못한 판단을 자행한다. 이렇듯 일상속에서 인지적 오류가 자주 발생하는데, 이는 인지 설게의 오류에서 비롯된다. 당장 목표를 세우는 장치와, 어떤 목표를 좇을지를 결정하는 간격이 큰 탓이다. 

 정상적인 사람들도 때때로 통제력을 잃고 비이성적인 행동을 한다. 특히 우울증의 일부 원인으로 지목된 것이 사람들이 부정적인 것들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어 우울함의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정신 환기할 수 있는 능력을 잃게 되면 이 악순환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되고, 결국 정신질환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는 우울증 뿐만이 아닌, 편집증, 조증 등 다양한 질환들의 기저이다. 

epilogue. 13가지 제안

지금까지 각 분야에서 나타나는 클루지에 대해 살펴보았다. 다음 13가지 제안은 이제 이런 클루지를 이겨내는 방법들이다. 
1) 대안이 되는 가설들을 되도록 함께 고려하라
한가지 사고에 빠지면 다른 대안을 생각하지 않는다. 다양하게 고려하라
2) 문제의 틀을 다시 짜고 질문을 재구성하라
99.4% 순수한건가, 0.6% 유해한가? 질문을 뒤집고 다른 관점으로 살펴라
3) 상관관계가 곧 인과관계가 아님을 명심하라 
신발 크기와 일반 지식 사이에는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 하지만 우리가 큰 신발을 신는다고 똑똑해지는 것은 아니다.
4) 여러분이 가진 표본의 크기를 결코 잊지 말라 
200명을 대상으로 한 통계보다, 2000명을 대상으로 한 통계가 더 믿음직할 것이다. 
5) 자신의 충동을 미리 예상하고 앞서 결정하라 
순간의 충동을 막기 위해 이성이 깨어있을 때 이를 막을 수 있는 행위를 해서 충동을 억제하는 것이다. 
6) 막연한 목표만 정하지 말고 조건 계획을 세워라 
단순히 살을 빼라 라는 계획보다 구체적으로 과자를 먹지 않겠다는 계획을 세우자.
7) 피로하거나 유약할 때는 중요한 결정을 내리지 마라
피로할 때 무언갈 판단하는 것은 위험한데, 이는 숙고 체계보다 반사 체계에 더 의존하게 되어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8) 언제나 이익과 비용을 비교 평가하라 
행동의 비용(음악회에 불참하면 관람 비용을 낭비하는 거야) 라던지,행동의 이익(내일 늦게 출근한다고 뭐라하겠어? 재밌겠다!)등에 편향된 사고를 멈춰라. 
9) 누군가가 여러분의 결정을 지켜보고 있다고 상상하라 
이렇게 해야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해준다. 
10) 자신에게 거리를 두어라 
지금 충동적으로 비방하는 글을 올리면 당장은 행복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불행할 것이다. 미래의 내가 현재 결정에 대해 어떻게 느낄지 생각하라
11) 생생한 것, 개인적인 것, 일화적인 것을 경계하라 
가령 A콘돔과 B콘돔이 있다. 통계적으로 A콘돔이 더 유용하지만 어떤 한 학생의 일화에서 A콘돔이 찢어져서 품질의 문제가 있다 라고 쓴 글을 동시에 보여준다면, 사람들은 이성적으로는 통계자료를 신뢰해야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1/3의 사람만이 A를 선택한다.
12) 우물을 파되 한 우물을 파라
가장 신정한 결정은 가장 중요한 선택을 위해 아껴두어라
13) 합리적으로 되려고 노력하라
스스로 이를 되니면 앞서 서술한 다른 기법들을 사용하도록 스스로를 준비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가독성 : ★★ / 무난하게 읽혔다만 내용이 뻔한 것들이 있어 지루함이 있었음
유용성 : ★★ / 에필로그 13가지정도만 봐도 충분히 알맹이는 챙겼다고 생각함
타당성 : ★★★ / 진화론에 기반한 과학적 근거와 사회실험, 통계등을 제시함으로써 근거만큼은 완벽함
독창성 : / 자기계발서를 10권 넘게 읽다보면, 이젠 지치는 내용들
종합  : 2.4점

 


한줄평 : 진화론을 사회과학적으로 재해석한 책. 진화의 산물이 곧 '클루지'라고 주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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